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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어서, 또한 쉽사리 잃어버린 셈이긴 하지만. 그는 목청이 터져라고 호통을 쳤다.

“사기 협잡꾼! 주총이란 놈아! 내 말을 명심해 둬라! 내가 만일에 네놈의 수중에서 그 물

건을 다시 훔쳐내지 못한다면, 동도라는 나의 자호(字號)는 영원히 없어지고 말 것다!”

“좋다! 네멋대로 해라!”이렇게 대꾸하고 서기는 여전히 수선스럽게 웃었다.”와하하! 핫!

핫! 네놈은 훔치기를 잘하고, 나는 속임수를 잘 쓰고‥‥‥ 그러면 말은 끝났지 뭐 잔소리가

그리 많으냐? 나, 주서기(朱西欺)는 평생에 시시하게 남을 원망하거나 후회해 본 적이 없

었다. 조삼도! 우리 또 다음 기회에 만나기로 하지!”말을 마치자, 서기는 조그만 나룻배를

쏜살같이 몰았다. 물줄기를 타고 아래로 아래로 힘 안들이고 미끄러져 내려갔다.그야말

로 서기는 남의 집 닭을 훔쳐내는 데 쌀 한 톨도 뿌리지 않은 셈이다.조삼도와 제자 연비

가 벗어 던진 의복까지 깨끗이 없어졌다. 조삼도는 두 눈을 딱 부릅뜨고 제자 연비를 노

려봤다. 그러나 일이 이 지경이 되고 말았으니 욕설을 퍼부었댔자 아무 소용도 없는 일

이 아닌가. 나지막한 음성으로 호통을 쳤다.”빨리, 저놈의 뒤를 쫓아가자!”스승과 제자

는 경각을 지체치 않고 경신술을 있는 힘껏 발휘해서, 강변을 끼고 하류를 향하여 서기

의 뒤를 쫓았다.몇 리 길쯤 쫓아 내려갔을 때, 돌연 조삼도의 시야 앞으로 강물 줄기를 거

슬러 올라오고 있는 두 척의 조그마한 나룻배가 나타났다.오른편에 있는 나룻배 위에는

남루한 의복을 걸친 도사가 서 있었다. 손에는 술이 담긴 큼직한 종굴박을 들었고, 오른

손에는 닭다리 한 개를 잔뜩 움켜쥐고 뜯으며 자못 도연하다는 태도로 혼자 술을 마시

고 있었다.그 나룻배 위에는 아무도 노를 젓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도 배는 쏜살같이

수면을 달려 올라오고 있었다.거기 타고 있는 도사가 내공(內功)의 힘으로 배를 몰고 있

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왼편으로 따라가고 있는 한 척의 나룻배 위에는, 여섯 명

의 장정들이 있는 힘을 다해서 노를 젓고 있었는데, 뱃머리에는 흰 옷을 입은 젊은 여

자가 머리털을 강바람에 멋들어지게 휘날리며 서 있었다.두 척의 나룻배들은 좌우 양편

으로 나란히 거센 강물 줄기를 헤치면서 서기가 타고 있는 배를 향하고 거슬러 올라오

고 있었다.강 기슭을 끼고 맹렬히 서기의 뒤를 쫓고 있던 동도 조삼도는, 배위에 있는 도

사의 모습을 힐끔 바라다보자 긴 한숨을 땅이 꺼질 것같이 내쉬었다.걸음을 멈추고 우

두커니 섰다.내심 생각했다.’이도 저도 다 틀렸구나! 저 늙은 것까지 어째서 쫓아왔을까?

이렇게 되고 보면 서기란 놈도 꼼짝할 도리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