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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도 하지 않았다.화산파의 영도자 매소천은 답례를 받고 난 다음, 날카로운 눈초리로 서기의

아래위를 훑어보고는 굵직한 음성으로 통쾌하게 웃으며 말했다.”허허허 ! 풍문에 듣자니, 바로

이 주 형(朱兄)이란 분께서 천하에 희귀한 보물 천기부록이란 책자를 입수하셨다는 데‥‥‥ 여러

분들이 여기서 옥신각신하고 계신 것도 그것 때문이신 줄 아오!”대각사의 금오방장이 쓰디쓴

냉소를 터뜨리고 자못 거만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헤헤헤‥‥‥ 그러면 화산파의 영도자 매소천!

그대는 이 책자 때문에 여기 나타난 게 아니란 말이오?”매소천은 소리 없이 생끗 웃었다.”이 화

산파의 매소천은 덕망 없고 능력이 없는 인간이오! 어찌 감히 천지 조화로 이루어진 그 기서(奇

書)를 넘겨다보고 탐낼 수 있겠소? 단지 이 책자가 장래의 무예계에 미칠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

을 생각하고, 그것이 일부의, 비범한 인물이라 자처하면서도, 사실은 간사스럽고 악독한 무리의

수중에 들어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오!”이 말은 금오방장을 가리켜 명문도 아니요, 정통파도 아닌

하잘 것없는 위인이라고 매도하는 말과 똑같았다.금오방장은 대뜸 호통을 쳤다.”누가 간사스럽

고 악독한 무리란 말이오? 천하 무예계에서 그대들 화산파만이 정정 당당하고 훌륭한 존재란

말이오?”매소천은 일파의 영도자일 뿐더러 신기스런 무술 재간과 실력을 지니고 있으며, 그 위

인이 강직하고 정의를 존중하기 때문에 평소에 무예계 각 방면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존재였다.

소위 육대 문파의 영도자라는 인물들도 그를 한 번 보자, 감히 큰 소리를 치고 내닫는 자가 없었

다. 금오방장이 한 번 호통을 치고 나니, 그의 옆에 서 있던 매소천의 제자 철배신타 도계원이

불끈 치미는 화를 못 참고, 코웃음을 치면서 말을 가로챘다.”당신은 뭣 하는 사람이오? 감히 우

리 화산파의 영도자 되시는 분에게 까닭 없이 호통을 치고 나서다니?”금오방장은 애당초부터

자기 자신이 소위 육대 문파에 속하는 존재가 아니므로, 은연중에 그들에게 적의(敵意)를 품고

있었다.한 번, 자기가 천하 무적이라 뽐내는 팔괘신권 수법의 주먹을 휘둘러서, 자기를 대수롭

지 않게 여기는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어야겠다고 그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황금빛이 번쩍

하는 순간, 금오방장은 선뜻 앞으로 몇 발자국을 썩 나섰다.더 큰 음성으로 소리를 질렀다.

“나는 화산파의 영도자와 말을 하고 있단 말야, 그대가 나설 차례는 아직도 멀었어!”

그 역시 말하는 투가 엄연히 일파의 영도자 자격이 있다는 듯 오만 불손하기 짝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