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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절세의 미모를 지닌 아가씨는 과연 누구냐는 점과, 짤막한 피리를 분 것은 도대체

무슨 수법이며 무슨 재간이냐는 점이었다.여러 고수급 인물들은, 천하 무예계에서 손꼽

히는 쟁쟁한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그들은 무예계에서 말하는 소위 정통파, 비정통

파는 물론, 중원(中原)과 변경 지대, 그리고 사막 지대나 더 먼 바다와 섬에 이르기까지

실전(失傳)되었다는 유명한 무학을 일일이 생각해 봤다.그러나 어떤 사람도 그 피리 소리

와 같은 재간이 과연 어느 종류의 무학에서 나왔느냐는 것을 생각해 낼 수 없었다.과거의

무예계에는 소위 마음(魔音)이라는 요술 비슷한 일종의 수법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이러

한 괴상한 수법도 십중 팔구는 사람의 정신을 몽롱하게 마취시켜서 일종의 환각(幻覺)의

세계로 유인하고 들어가는 것이어서, 내공(內功)에 조예가 깊은 고수급 인물들은 좀체로

그 속임수에 끌려 들어가지 않았다.그런데 오늘날, 그 새파란 옷을 입은 계집종이 짤막한

피리를 불었을 때에는 어떤 사람도 환각 같은 것을 느낀 일이 없었다. 단지, 그 피리 소리

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고 조용하게 해주었고, 거친 심정과 흥분된 정서를 가라앉

혀 주었을 뿐이었다.그리고 이런 느낌은 어떤 힘으로도 쫓아 버리기 어려운 불가항력의

것이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의 몸에 선천적으로 잠재해 있는 감정과 혼연 일체로 융합이

되어서, 내공의 힘으로 항거해 보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하늘 위로 둥둥 떠올라 가는 것

같은 그 감각은 점점더 높이, 더 멀리 퍼져 올라갈 뿐이었다.계집종이 불던 피리 소리를

일종의 마음(魔音)이라고 단정할 수도 있지만 여러 사람들이 맑은 정신이 들어 깨어났

을 때, 털끝만큼도 신체에 손상이 없었으니, 무예계 변두리에서 못된 짓을 일삼는악당들

다만 한 가지 긍정할 수 있는 점이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두 미모의 젊은 여자들도 반드

시 천기부록 때문에 산속 조그만 집 근처에 나타났을 것이며, 서기 일행 세 사람이 그들

두 여자의 손에 붙잡혀 갔으리라는 점이었다.천기부록은 천지 조화로써 이루어진 고금 무

학의 비결을 집대성한 한 권의 기서(奇書)다.어떤 사람도 그것을 단념하고 손을 뗄 생각

은 없었다.육대 문파의 고수들은 한 사람도 실망하거나 낙담하고 돌아가지는 않았다. 그

들은 또다시 각 파의 고수급 인물들을 계속 집결시켜서, 비밀리에 서기와 그의 제자와

두 미모의 여자들의 행방을 수색하게 되었다.저녁 해가 서산에 기울려고 할 무렵, 금강(

錦江)에 찬란한 색채의 놀이 비단결같이 깔렸다. 일엽 편주들이 여기저기서 거울같이 맑

은 수면을 헤쳐서 물결이 멋들어지게 출렁댔다.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