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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 멋들어지게 휘날리며 표연히 나타난 젊은 여자.소세옥은 흰옷의 젊은 여자를 힐끔 곁

눈질해서 바라다봤다.스무 살을 갓 넘은 듯한 아가씨. 어지간히 요염하게 생긴 얼굴이다

. 양미간에는 어딘지 모르게 음탕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점도일견해서 간파할 수 있었

다. 그러나 요염한 가운데도, 살기가 등등함을 감출 수 없는 미모의 아가씨.여인숙 안은 갑

자기 죽음같이 조용해졌다. 바늘 한 개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라도 분간해 낼 수 있을

만큼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모든 사람의 눈길이 동시에 일제히 말 위에 앉아 있는 미

모의 아가씨에게로 집중했다.”앗!”이때, 소세옥은 여인숙 많은 사람 틈에서, 누군지 분명히

깜짝 놀라며 외마디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었다.그중에서, 또 어떤 사람인지 나지막한 음성

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소리도 들었다.”어째서 저 아가씨까지 이 어수선한 장소엘 뛰

어들었을까?”또 하나 다른 사람이”쉬….”하고 손을 휘저으면서, 말을 가로채 버리고 자기 말

을 내세웠다.”조심하게! 저 아가씨를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큰일 난단 말이야! 저 아가씨의

칠독봉침(七毒蜂針)이란 세상에 끔찍끔찍한 물건이지! 자네가 만일에 그 독침에 한 번 찔

리기만 한다면 명년 오늘은 바로 자네의 일주기(一周忌) 날이 된다는 걸 각오해야 될 걸세!”

‘칠독봉침?’소세옥은 약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일찍이 무예계에 악독하기가 사갈(

蛇蝎) 같은 여자가 하나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봉랑자(蜂娘子)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 달고도 맵고 독한 여자? 이 여자가 바로 그 여자란 말인가?’이런 생각을 하면서, 날

카로운 시선을 여전히 그 여자에게 집중시키고 있었다.그 여자는 언제까지고 말 안장 위에

얌전하고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입 대신 눈으로 간드러지게 웃으면서, 여인숙 안을 단숨에

살짝 휘둘러 봤다. 아가씨의 눈초리는 제일 먼저 소세옥의 얼굴에 화살처럼 꽂혔다.

홀연, 소맷자락으로 입을 가리는 척하면서, 매력이 넘치는 웃음을 쌍끗 웃었다.날씬한 허

리를 약간 한들한들, 탐스러운 둔부가 파도처럼 출렁대는 순간, 마치 한 덩어리 흰 구름처

럼 소리도 없이 가볍게 말 안장에서 내려섰다.한 발자국, 두 발자국, 사뿐사뿐, 가냘픈 허리

와 탐스러운 둔부로 묘한 선(線)을 그리면서, 여인숙 대문 가까이 걸어왔다.애교가 똑똑 듣

는 앙칼진 음성으로 소리를 빽 질렀다.”이 여인숙에는 아무도 없나?””이 여인숙에는 아무

도 없나?”눈치 빠른 심부름꾼 녀석이 재빨리 대문 밖으로 달려 나와, 싱글벙글 웃으면서

여자 손님을 맞이했다.”네! 여기 있습니다. 아가씨께선 좀 쉬었다 가실 겁니까? 그렇잖으면 며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