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보도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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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 흑해쌍마란 자들을 대면하게 되기 때문이었다.이것은 봉명장으로선 정말 보기 드물

게 큰 사건이다. 십여 년 동안을 두고 이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마침내 오늘같

이 생각지도 못한 날이 오고야 만 것이다.단지 유감스런 일은 봉명장의 규율이 너무나 삼

엄해서, 각자가 맡은 직책상 어떤 사람도 맘대로 자기의 책임 구역을 떠날 수 없기 때문에

, 이 보기 드문 일대 사건을 몰래 구경하기도 어렵다는 사실이었다.봉명장의 널찍한 두 쪽

대문이 활짝 열리고, 두 줄로 갈라선 사람들이 행렬을 지어서 주욱 걸어 나왔다.맨 앞장을

서서 나오는 사람들은 저마다 손에 큼직한 칼을 든 이십 명의 젊은 장정들이었다.대문 밖으로

나서자마자, 그들은 여덟 팔(八)자로 쫙 갈라졌다. 그 뒤를 따라 나오는 사람은 바로 장백칠

웅이었다. 은빛 옷차림에 날이 넓적하고 큰 칼을 들고 있는데, 태양 광선을 받아 번쩍번쩍

무시무시한 광채를 발사하면서, 대문 오른편으로 꾸부러져서 한 일자로 나란히 섰다.또 그

뒤를 따라서 나오는 사람은 곤륜황승과 새외장인. 그들은대문 왼편으로 걸어가서 자리잡고

섰다.곤륜황승의 뒤로는 봉명장의 큰 깃발을 드높이 들고 있는 준수하게 생긴 시동과, 좀체

로 칼집에서 나와 보기 어려운 정기봉의 이룡신검(異龍神劍)을 떠받들고 있는 요염하게 생

긴 계집종 하나가 궁장(宮裝) 차림으로 따라 나왔다.맨 마지막으로 성수신검 정기봉의 모습

이 나타났다.그의 뒤로는 열 가지의 각각 다른 색채로 옷차림을 가뜬히 한 시첩 열 명이 떼

를 지어서 따라 나왔다. 열 명의 시첩 뒤로는 각각 다른 열 가지 색채의 옷을 입고 가뜬한

몸차림에 장검을 등에 멘 마흔 명의 계집종들이 따르고 있었다. 한 가지 의복의 색채가 하나

의 시첩을 대표한 것으로, 네 명의 계집종들이 시첩 하나씩을 호위하고 따라 나온 것이다.

성수신검 정기봉은 대문 밖에서 이 장쯤 떨어진 지점까지 걸어 나오자 걸음을 멈추고 우뚝

섰다.열 명의 시첩들은 좌우 양편으로 갈라 섰다.칼과 깃발을 떠받들고 있는 계집종, 시동

이 그의 곁에 바싹 다가섰다.수많은 계집종들은 각각 여러 시첩들의 등 뒤에 자리잡고 섰다.

질서가 정연했다.칠, 팔십 명이나 되는 많은 인원들이 동원되는데도 찍소리도 없었다. 발자국

소리와 가끔 무기들이 맞닥뜨리는 소리 이외에는, 사람의 음성이라곤 기침 소리 한 번도 들리

지 않았다.이것은 대적(大敵)을 눈앞에 두고 추호도 흔들림이 없는 봉명장의 위풍 당당한 모

습이었다.이때, 봉명장 대문에서 대여섯 장쯤 떨어진 지점에는, 흑해쌍마 공양숙(公羊叔)과 공양

계(公羊季) 둘이서 말뚝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옷도 시커먼데다가, 사람의 살갗은 더욱 까맣게 반

짝반짝 광채를 발사하면서, 무시무시하게 큰 키에 팔장을 끼고 장승처럼 말 없이 서 있었다.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