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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이 와들와들 떨리기 시작했다. 아래윗니까지 우두둑 우두둑 소리를 내면서 덜덜 떨렸다.

사고 아가씨가 당황해서 물었다.”또 몸이 떨리시나요?”소세옥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조금

전까지도 불덩어리같이 뜨겁더니, 또 별안간 얼음장같이 싸늘해지오. 아가씨, 뭣을 좀 내 몸

에 덮어 주시오!”유사고 아가씨는 사방을 휘둘러 봤다. 그러나 이 거칠고 깊은 산속, 인적이 끊

어진 지 오래 된 파옥(破屋)속에서 어디 가서 소세옥을 덮어 줄 만한 이부자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랴.아가씨는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서 미칠 것만 같이 허둥지둥할 뿐이었다.

전신을 사시나무 떨 듯하면서 쉴 새 없이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아이구‥‥‥ 추워 ! 아이구 추

워 죽겠다!”이런 외마디 소리가 거듭 들릴 때마다, 유사고 아가씨의 마음은 갈가리 찢어지는

것만 같이 아팠다.홀연, 아가씨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마음속으로 비장하고 대담한 결심을 한

모양이었다.’어쨌든, 나의 일평생은 이 사람의 것이다! 앞으로 이 사람이 나를 버리는 한이 있

다 해도, 나는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시집을 가지는 않을 것이다!’여자란 본능적으로 부끄러움

과 수줍음을 참기 어렵기 마련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한 사나이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 여자는

강해지기 마련이다. 남자 이상으로 대담해지기 마련이다.유사고 아가씨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방문을 잠가 버렸다.스승 서기가 방문 밖에 있건, 없건 그런 것을 헤아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얼른 몸을 돌려 다시 침상 가로 달려갔다.소세옥의 귓전에다 대고 속삭이듯 가느다란 음성으로

말했다.”덮어 드릴 만한 게 없어요! 제 몸으로 꼭 껴안아서 따스하게 해드리죠!”말을 마치는 순간

, 아가씨는 나무 침상 위로 살짝 뛰어 올라가 소세옥의 옆에 나란히 누웠다.가냘픈 두 팔을 활짝

펼쳐서 소세옥을 으스러지도록 꼭 껴안았다.보드라운 아가씨의 뺨이 소세옥의 뺨에 찰싹꼭 달라

붙었다. 그리고 팔과 다리는 영원히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소세옥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처녀만

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체취와 향기가 소세옥의 코에 왈칵왈칵 끼쳤다.소세옥은 아가씨의 몸을

뿌리쳐 보려고 무척 애썼다. 그러나 전신의 맥이 탁 풀린 그는 그럴 만한 힘이 없었다.향긋하면서

도 따스한 아가씨의 체온이 차츰차츰 소세옥의 전신으로 스며들었다. 얼음장같이 싸늘하던 기운

이 아가씨의 따스한 체온으로 적잖이 녹아 버리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소세옥은 내심 탄식을 금

치 못했다.이 미친 듯이 날뛰는 처녀의 애정, 그리고 으스러지도록 꼭 껴안은 이 광경.소세옥은 자

기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애정의 그물 속에 얽혀 들어서, 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