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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아시오?”자운 아가씨의 날카로운 눈초리는 일견사 허비를 노려봤다. 그러면서 입으로는 복

면을 한 사나이의 말에 대답했다.”저는 그 사람을 몰라요!”일견사 허비가 너털웃음을 쳤다.”허

허허! 아가씨가 이 젊은 사나이를 대신해서 죽는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지! 죽을 목숨이 살아

날 혜택을 입은 것은 달아나 버린 그 늙은 것뿐이지!”복면을 한 사나이가 돌연 청천 벽력같이

노기가 가득 찬 음성으로 호통을 쳤다.”입을 닥쳐 두지 못할까?”일견사 허비는 무시무시한 눈

초리로 고개를 돌이켜 복면을 한 사나이를 흘겨 봤다.”네놈이 먼저 죽고 싶으냐?”복면을 한 사

나이의 음성은 여전히 격분에 가득 차 있었다.”우리들이 약속한 대결은 어쩔 작정인가? 해볼

작정인가? 그만둘 작정인가?””늙은 것이 이미 해독제까지 가지고 가 버렸는데 싱겁게 무슨

대결이냐?””그러면 좋아! 와하하하‥‥‥ 핫핫!”복면을 한 사나이는 찌렁쩌렁 울리는 음성으

로 앙천 대소했다.용이 울부짖는 것 같은 그 음성은 한참 동안이나 멀리멀리 메아리쳤다.

일견사는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네놈은 또 뭣을 웃고 있다는 거냐?””나는 그대가 나하고

대결해 볼 만한 대담성도 용기도 없이, 일개 젊은 아녀자를 상대로 하고 옥신각신하고

는 꼴을 웃고 있다!”일견사 허비는 격분을 못 참아 벽력같이 소리를 질렀다.”이 고얀 놈!

너 따위 연놈들은 어디, 둘이 한꺼번에 덤벼 봐라! 내가 겁낼 줄 알고?”복면을 한 사나이

는 껄껄대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핫! 핫! 핫! 큰소리는 그만 치는 게 좋을 거

야! 그럴 만한 자신이 있다는 건가?”자운 아가씨는 이 순간까지도 복면한 청년에 대해서

해석키 어려운 의문을 품고 있었다.이 청년이 과연 무시무시한 일견사의 단혼지 수법을

감당해 낼 만한 힘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점이었다.어린 아이를 달래듯 부드러운 음성

으로 또박또박 말했다.”젊으신 협객! 이건 우리 봉명장에 관한 문제니까, 역시 제가 먼

저 대결해 보겠어요!”복면을 한 사나이가 성급히 대꾸했다.”천만에! 아가씨께서는 제발

, 소생이 먼저 저자와 대결하도록 내버려 둬 주시오! 소생은 털끝만치라도 아가씨의 재

간이나 실력을 얕잡아 보는 것은 아니오! 그러나 소생은 저자와 이미 선약한 바가 있으

니 까‥‥‥”자운 아가씨는 한동안 망설였다.핼끔핼끔 결눈질을 해서 복면을 한 사나이의

얼굴을 몇 번인지 훔쳐 봤다.이 복면한 청년이 비록 자기가 자나깨나 마음속에 두고 찾

고자 하는자나깨나 마음속에 두고 찾고자 하는 바로 그 인물이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