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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일시에 나타나서, 구양흔을 맨 가운데로 몰아넣고 포위망을 펼쳐서 집중

공격을 가하는 것같이 바라다 보였다.청성파의 여러 문하생들은 자기네들 두

령이 절박한 위기에 처해있음을 명백히 알아차렸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들

슬픔으로 가슴이 미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두령의 명령이나 분부가 없는

한, 어떤 사람도 감히 손을 쓰고 나서서 싸움을 거들 수 없게 마련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그런데도 청성이소 두 소동들은 나이가 어린 만큼, 성미도

조급했다. 또 평소에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두령을 측근에 모시고 받들어왔기

때문에 어버이와 자식 같은 특별한 정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정세가 이쯤

되고 보니, 그들 두 소동은 방금 두령이 엄명을 내렸다는 사실을 생각하거나,

뭣을 헤아릴 만한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다.그들은 둘이서 서로 쳐다보며 꼭같

이 눈을 찡긋하는 순간, 동시에 팔을 홱 뻗쳐 선뜻 칼을 뽑아 들었다. 이구 동

성으로 소리를 벌컥 질렀다.”감히 우리 두령께 ‥‥‥‥”두 줄기 흰 무지개가 뻗쳤다

. 일직선으로 무영객을 향하고 찔러 들어갔다.청성이소 두 소동들은 나이는 어리

다고 하지만, 두령 구양흔이 온갖 심혈을 기울여 키워 놓은 어린 친구들이었다.

무술 실력이나 기술로 말하자면 물론 무예계의 고수들과 비교가 안 된다지만, 그

면에 두 소동들은 남이 좀체로 따를 수 없는 특출한 경신술을 몸에 지니고 있었다.

몸집이 작은데다가, 살짝살짝 빠져 나가기를 잘하고, 검술의 가지가지 재간도 두령

구양흔이 친히 손을 잡고 가르쳐 준 것이었다.그래서 무예계 사람들은 한 번 청성이

소 두 소동들의 이야기가 나오기만 하면 누구나 엄지 손가락을 불쑥 쳐들어서

훌륭하다는 의미를 표시했고, 또 꼭같은 말들을 했다.”기특하고 맹랑한 어린 친

구들이야!”그들의 경신술이 너무나 특출한 까닭으로 무예계 사람들이 특히 나

운, 축월이라는 별명을 지어 준 것이었다.두 소동들은 몸을 한 번 쓰기 시작하자,

그야말로 달을 쫓으려는 듯, 구름이라도 움켜잡으려는 듯, 흰 무지개 줄기가 번

쩍하고 뻗쳐나는 순간, 어느 틈엔지 둘이 꼭같이 무영객의 등덜미에 우뚝 버티고

서서 날카로운 칼끝으로 무영객의 좌우 양편 겨드랑이 밑을 이쪽저쪽에서 동시

에 찔러 들어갔다.그 찰나, 무영객은 청성파의 두령 구양흔을 두 손으로 단숨에

움켜잡아 버리려고 온갖 신경을 그편으로 쏟고 있었기 때문에, 두 소동들이 공

격을 가해 오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날카로운 두 자루의 칼 끝이 그

의 옷자락을 스치는 순간, 그제서야 무영객은 뿌연 회색빛 옷자락을 날쌔게 걷

어 올려 가지고 홱 뿌렸다쌩! 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