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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육대 문파를 대적해 도전하겠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일견사 허비와

같이 일신에 독특한 무술 재간을 지닌 인물이 천하제일방에서 방주 노릇을 못한다면, 그

방의 방주의 무학이란 일견사보다 훨씬 탁월할 것은 두말할 것도 없는 일이다.만일에 이렇

게 놀라운 인물이 다른 여러 문파를 향해서 시비를 걸고 덤빈다면, 어떠한 위험한 사태가

벌어질지 알 수 없고, 또 그것을 반드시 막아 낼 수 있다는 자신도 없는 것이다.일견사 허

비는 끝까지 냉소를 계속했다.”헤헤헤‥‥‥ 나에게 한 가지 좋은 생각이 있소!”여러 고수들

은 정신을 바싹 차리고 귀를 기울였다.매소천이 엄숙한 표정을 하고 따졌다.”그것은 천

하제일방을 대표해서 하시는 말씀이오?””물론 그렇소!””그럼 말씀해 보시오! 이 매소천은

구체적이고 상세한 의견을 듣고 싶소!””천기부록은 우리 천하제일방에서 보관해 두기로 하

고, 이것을 먼저 연구하고 터득해서 매년 한 번씩 다른 각파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기로

합시다!”매소천은 이 말을 듣고 한 걸음을 주춤 뒤로 물러섰다. 얼굴빛이 핼쑥하게 변했다.

일견사 허비의 말은 정말 오만 불손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천기부록을 천하제일방이 보

관한다는 것부터 참기 어려운 모욕적인 말이다. 그것을 연구하고 터득해서 매년 한 번씩

다른 문파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육대 문파를 전부 천하 제일방의

통제 밑에 두고 굴복시키자는 말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또 일견사 허비의 말은 암암리에,

앞으로 무예계에 지극히 위험한 풍파가 일어날 것을 단정한다는 의미도 되었다.매소천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개를 돌이켜, 다른 사대 문파 사람들의 얼굴을 살펴봤다.무당

파의 영도자 제일명 혼자만이 침통하고 심각한 표정을 하고있었다.소림파의 두 고승(高

僧)들은 묵묵히 입을 다물었고, 청성파의 두 노괴(老怪)들과 점창파의 사걸들은 애당초

부터 일견사의 말을 귀담아 듣기도 싫다는 듯했다.매소천은 남몰래 탄식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얼굴에는 추호도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으며 여전히 미소를 띠고 말했다.”좋소!

이 매소천은 반드시 화산에서 귀방의 방주를 기다리고 있겠소! 그러나 오늘 일만은 매

소천 혼자만이 좌지우지할 수는 없소!”일견사 허비는 또 코웃음을 쳤다.”흥! 그럼 어디

두고 봅시다. 오늘 과연 누가 천기부록을 손에 넣게 되나? 누가 감히 서기 주총을 끌

고 달아날 수 있나 봅시다!”이렇게 되고 보니, 오늘 이 장면이 결코 무사히 가라앉을 것 같지